한국경제 36

[칼럼] 글쓰기 스터디 31.

[천자 칼럼] 세상을 바꾼 백신과 치료제 2020.11.11 아프리카는 오랫동안 '백인의 무덤'으로 불렸다. 말라리아를 필두로 유럽인에게 낯선 황열병, 이질, 장티푸스 같은 각종 풍토병과 전염병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1819~1836년에 아프리카 서부 시에라리온에서 복무한 여국 군이 1834명 중 48.3%인 890명이 병사(病死)했다. 1823~1827년 중 가나의 '황금해안'에 발을 디딘 유럽인의 3분의 2는 살아서 돌아가지 못했다. 질병의 장벽에 가로막혔던 까닭에 유럽 제국주의는 아프리카 내륙으로 쉽게 침투하지 못했다. 유럽인의 사망률은 1820년 프랑스 화학자 피에르 펠르티에와 조제프 카방투가 키나나무에서 '키니네'등장하면서 판이 바뀐 것이다. 1872년 상업적 생산이 시작된 '키니네'는 183..

글쓰기 스터디 2020.11.11

[칼럼] 글쓰기 스터디 30.

[천자 칼럼] '메이플라워 서약' 400년 2020.11.10 1620년 9월 영국을 떠난 메이플라워호는 길이 27.5m에 180t 규모의 작은 범선이었다. 승객은 종교 탄압을 피해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선 청교도와 건설노무자 등 102명. 이들에게 닥친 첫 위기는 풍랑이었다. 난파 직전까지 간 배 안에서 사람들은 간절한 기도와 종교적 신념으로 공포를 견뎠다. 두 번째 위기는 11월 신대륙에 도착했을 때 닥쳤다. 풍랑으로 항로를 이탈한 배가 목적지인 버지니아주에서 북쪽으로 1000Km나 떨어진 매사추세츠주의 플리머스에 닿자, 노무자들이 "여긴 아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금방 폭동이라도 일어날 것 같았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선상회의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합의한 것이 개인이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는 '메..

글쓰기 스터디 2020.11.10

[칼럼] 글쓰기 스터디 29.

[천자칼럼] 최고령대통령 2020.11.09 1984년 미국 대선의 쟁점은 재선 도전에 나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74세의 '고령'이라는 점이었다. 레이건보다 17세나 적은 월터 먼데일 민주당 후보는 레이건의 '나이'를 물고 늘어졌다. 레이건이 TV토론에서 "나는 먼데일이 어리고 경험이 없다는 점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무릎을 칠 만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꾸기 전까지 나이는 큰 부담이었다. 이후에도 그는 "오늘 75세가 됐다. 하지만 화씨 75도는 섭씨로는 24도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는 등 고령 시비를 계속 의식했다. 국가 지도자의 나이는 종종 세간의 도마 위에 오른다. 새로 권력을 쥔 리더가 유독 젊거나 반대로 고령일 때 그렇다. 젊으면 미숙해서 불안하다는 꼬리표가 붙고, 나이가 많으면..

글쓰기 스터디 2020.11.09

[칼럼] 글쓰기 스터디 28.

[천자 칼럼] 검란과 신언패 2020.11.04 권력자나 윗사람 치고 비판의 목소리를 고깝지 않게 받아들이는 경우는 드물다. 때로는 고언(苦言)에 귀를 닫는 수준을 넘어 물리적·제도적으로 차단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광군(狂君)으로 불리는 조선시대 연산군은 언로의 통제가 유독 심했다. 연산군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인사를 파악하기 위해 주요 사안에서 재상들이 제시한 의견을 초록으로 따로 작성해 보고토록 했다. 입관한 내관과 승지, 사관의 이름을 모두 적도록 해 발언자를 색출할 근거를 마련했다. 그는 "나라가 평안한데도 대간(臺諫·감찰관 및 간관)이 상소를 자주 하는 것은 매우 옳지 못하다"며 그래도 아뢸 일이 있으면 연유와 성명을 미리 밝히고, 입궐한 횟수까지 보고토록 했다. 압권은 ‘신언패(愼言牌)’였다...

글쓰기 스터디 2020.11.05

[칼럼] 글쓰기 스터디 27.

[천자 칼럼] 희극인의 눈물 2020.11.04 '코미디를 보다가 와락 운 적이 있다/늙은 코미디언이 맨땅에 드러누워/풍뎅이처럼 버둥거리는 것을 보고/(…) 그때 나는 세상에 큰 비밀이 있음을 알았다/ 웃음과 눈물 사이/살기 위해 버둥거리는/어두운 맨땅을 보았다'(문정희 시 '늙은 코미디언'중) 2016년 작고한 코미디언 구봉서는 "웃음 하고 설움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며 "눈물을 알지 못하면 웃음도 알 수 없으므로 눈물 스민 웃음을 끌어내는 게 진짜 코미디"라고 말했다. 자녀들에게 '딴따라 아버지' 때문에 놀림 받을까봐 특별히 엄하게 교육을 시켰다. 희극인(喜劇人)은 삶의 모순이나 사회 부조리를 풍자하며 웃음을 선사하는 사람이다. 그냥 웃기려는 게 아니라 웃음 뒤에 찾아오는 생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글쓰기 스터디 2020.11.04

[칼럼] 글쓰기 스터디 26.

[천자 칼럼]'도돌이표'수도권 청약광풍 2020.11.02 우리나라에 아파트 청약제도가 등장한 건 1977년이다. 이전까지는 선착순이나 번호표 추첨 방식으로 공급됐다. 1970년대 중반부터 서울은 강남, 여의도 등이 본격 개발되면서 '투기부인'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아파트 수요가 폭발했다. 1977년 들어 여의도 목화, 화곡동 주공 아파트 같은 민간 및 공공 아파트 분양이 잇따라 과열양상을 밎자 그해 8월 주택법에 관련 규칙이 마련됐다. 청약은 도입 목적 자체가 '부족한 아파트의 공정한 배분'에 있었다. 넘쳐나는 수요가 없었다면 사라졌을지 모르는 제도지만, 시세보다 싼 값에 집을 갖고 싶어하는 수요자들의 욕망과 더불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근근로자 10명중 8명이 월급으로 5만원 이하를 받던 시절..

글쓰기 스터디 2020.11.03

[칼럼] 글쓰기 스터디 25.

[천자 칼럼] 나이 들어 더 멋있는 사람 2020.11.01 나무는 해마다 제 몸속에 나이테를 새긴다. 나이테가 늘어가는 만큼 연륜이 쌓이고 내면이 단단해진다. 늦가을 잎과 열매를 떨굴 때에는 자세를 낮추고 겸손해진다. 미국 시인 조이스 킬머가 '나무보다 더 아름다운 시를/내 다시 보지 못하리;라고 했듯이, 오래된 나무 아래에 서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사람은 나이테 대신 주름살을 새기며 나이를 먹는다. 나이테가 몸 안의 주름이라면 주름살은 몸 밖이 나이테다. 자애로운 미소와 웃음에서 나온 주름은 아름답고 풉격 있다. 나이 들수록 더 멋진 사람들은 척박한 땅에서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룬 나무와 닮았다. 그제 90세로 세상을 떠난 영화배우 숀 코너리도 그랬다. 스콜틀랜드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그는 우유배달원, ..

글쓰기 스터디 2020.11.02

[칼럼] 글쓰기 스터디 24.

[이경전의 경영과 과학] 세계 시장 석권 꿈 키우는 韓 AI 스타트업들 2020.10.29 한경비즈니스 창간 25주년 기념으로 의뢰를 받아 '한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25'를 선정하는 작업을 경희대 빅데이터연구센터 연구원들과 진행해 발표했다. 최근 5년 대 투자를 유치한 AI 관련 기업이 300여 개였는데 AI가 회사의 핵심기술이 아닌 기업을 제외하니 250여 개가 남았다. 이들을 누적 투자유치액, 최근 투자유치액을 고려해 현재 기업 가치를 추정했다. 여기에 기술 실현 가능성을 [천자 칼럼] 주목 받는 '삼성 키즈' 2020.10.30 "인성이 지력을 앞선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57년 첫 신입사원 공개채용 때 강조한 말이다. 면접 시험을 직접 챙긴 그는 될성부른 인재를 꼼꼼히 선발한 뒤 전..

글쓰기 스터디 2020.10.30

[칼럼] 글쓰기 스터디 23.

[이학영 칼럼] 이건희가 대한민국에 던진 질문 2020.10.28 삼성그룹이 수천 명의 대졸 신입사업 하반기 합격자를 발표한 2000년대 중반 어느 날,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의 표정이 무거웠다. "어젯밤 줄곧 뒤척이느라 한숨도 못 잤다"는 말로 운을 뗀 그의 얘기가 이어졌다. "저 많은 젊은이들이 부푼 꿈을 안고 삼성에 들어올 텐데, 우리가 그 꿈을 지켜줄 수 있을까 생각하니 잠을 이룰 수 엇었따. 아침에 일어나보니 베개 밑 홑청이 밤새 흘린 땀으로 펑 젖어 있더라." 10년 뒤, 20년 뒤에 혹시라도 '삼성이 아닌 다른 곳에 갔으면 훨씬 더 잘됐을 텐데'하는 후회와 원망을 듣는 일은 없을까에 생각이 미치니 더럭 겁이 나더라는 말도 했다. 이 회장이 '2류 전자업체를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가..

글쓰기 스터디 2020.10.28

[칼럼] 글쓰기 스터디 22.

[천자 칼럼] 오리무중 美 대선 2020.10.27 미국 대통령 선거는 외부인 시각에선 기묘하게 느껴진다. 제도가 복잡하고, 시대착오로 느껴지는 관행이 적지 않게 남아 있어서다. 240여 년에 걸친 민주주의 착근(着根) 과정이 선거제도에 투영된 결과다. 절차부터 매우 복잡하다. 공화·민주 양당은 대선 예비 후보들의 경선인 코커스(당원대회·거수방식)와 프라이 머리(일반인참여·비밀투표)를 거쳐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확정한다. 선거일은 '11월 첫 월요일 다음 화요일(올해는 11월 3일)'이다. 대선일을 농한기로 정한 데서 농업국가의 흔적이 엿보인다. 대선일은 엄밀히 말해 대통형이 아니라 선거인단을 뽑는 날이다. 선거인단은 12월 형식적인 대통령 선거에 투표한다. '일반 국민은 국가 지도자를 뽑을 안목이 없다'..

글쓰기 스터디 2020.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