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준비

37세 직장인, 2세 준비를 위한 몸부림 (19)TV가 필요할까요?

림밍밍 2020. 9. 25. 16:50

결혼 전에 남편과 TV는 구매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TV를 사면 안 되겠다 생각하게 된 이유는 저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인데.. 한번 보기 시작하면 하루, 이틀, 삼일~~ 날을 새면서까지 쭉 이어서 보고 한 번 시작된 프로그램 시청을 끊기가 어려웠습니다. 아침이 밝아오면... 지난밤 잠을 못 잔 것을 한탄하며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업무 중에 불쑥불쑥 어제 본 영상 내용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TV 시청의 부작용 측면을 생각하며 '오늘은 절대 TV 시청을 하지 않고 일찍 자겠어'라고 마음을 다잡지만 집에 도착하면 마음이 약해지면서 저녁을 먹을 때는 쉬는 시간이니깐 이때만 잠깐 보자 하고 시청하다가 하루를 넘기고 이렇게 수 번 반복된 패턴이었습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어도 한번 시작된 시청은 중도에 끊기란 저에게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쯤 되니, 나의 의지로는 컨트롤이 안돼서 환경을 제어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결혼하면 절대 TV를 구매하지 말아야지 생각했습니다. 성인인 저도 이렇게 컨트롤이 어려운데 어린이들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남편에게 결혼하면 TV는 구매하지 않기로 제안을 했습니다. 다행히 남편도 평소에 TV를 잘 안 본다고 하며 흔쾌히 동의해줘서 신혼집에 TV는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 예배가 여러 달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목사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시간도 오프라인 예배처럼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폰의 조그만 화면으로 카페에서 드리는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시며 예배 때는 최대한 큰 화면으로 집중해서 예배를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TV를 보면서 세상도 알아야 되고 뉴스도 보고 알아야 할 건 알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인용해서 남편은 예배를 큰 화면으로 드리기 위해서 TV를 구매하자고 얘기했습니다. 결혼 이후로 남편이 TV를 사자고 얘기했던 터라... 정말 예배 때문에 TV를 구매하자고 하는 것이 맞는지 신뢰가 안 갔습니다. 목사님 말씀을 인용해 남편의 TV 사고 싶은 욕망을 채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났습니다. 화난 감정에 치우쳐 말이 나갔습니다. "평소에 예배에 크게 집중하지 않잖아요? 결혼 전에는 한 달에 1번 예배드렸다면서요?" 말을 뱉고 나서 바로 아차 했지만.. 이미 나간 말이었다. 남편은 제 말을 듣고 팩트 폭력을 한다면서 감정이 고조되었습니다.  그렇게 언짢은 기분으로 대화는 마쳤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를 하는데.. TV를 사는 목적이 예배를 더 잘 드리기 위한 것이라면 예배드릴 때 잘 활용하면 되는 것인데 TV 구매를 막을 필요 있나?라는 감동이 들었습니다. 단, 단서는 예배를 드리고 온라인 모임을 진행하는 데에만 활용하자라고 합의하고 사면 문제없을 것 같아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은 조금 더 고민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저는 TV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은 들지만, 예배드릴 때 큰 화면으로 드리는 건 좋은 것 같다라는데는 동의합니다. TV의 순기능만 이용한다면 저는 TV 구매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앞으로 2세에게 TV가 필요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