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것을 마치면 자리에서 일어나 포스트잇과 필기구를 챙기고 장갑을 낀 후 집안에서 가장 큰 이불을 가져다가 거실 바닥에 펼쳐 놓자. 먼지가 날 수도 있으니 창문은 열어놓는다. 그리고 이불의 정중앙에 서서 집안의 사방을 향해 인사를 한 번씩 한다. 입으로 조용히 소리 내어 "집 안에 있는 물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여러분들을 모시고 정리 정돈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인사를 마치면 집안의 서랍에 있는 모든 물건을 이불 위에 꺼내놓는다. 단, 쏟아부으면 안 된다. 하나씩 달걀 다루듯 이불 위에 차근차근 올려놓는다. 이렇게 꺼내 놓고 보면 알게 된다. 얼마나 쓸데없이 많은 물건을 모아 왔는지, 한 번도 쓰지 않은 물건이 이렇게나 많은지, 그리고 얼마나 이유 없이 서로 섞여 있었는지 ..